믿음은 버티는 것입니다 – ‘죽으면 죽으리이다’의 고백
본문: 에스더 4:1–17
중심 구절: “죽으면, 죽으리이다.” (에스더 4:16)
믿었는데, 왜 더 힘들어졌을까?
“믿으면 잘된다”, “신앙생활 열심히 하면 복 받는다”는 말을 듣고 살아왔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은 순간이 더 많습니다. 밤을 새워 자소서를 써도 번번이 탈락하고, 열심히 살아도 병이 찾아오고, 교회에 헌신했지만 상처만 남은 경험.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신앙은 오히려 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에스더서 3장의 모르드개는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기 위해 하만에게 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구원이 아니라 유다 민족 전체의 위기였습니다. 믿음을 지킨 결과가 고난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믿음은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신앙은 종종 계산과 두려움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합니다. 에스더는 왕 앞에 나아가라는 요청을 받고 현실적인 계산을 먼저 합니다. 생명이 달린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르드개의 말은 그녀의 마음을 흔듭니다.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에 4:14)
에스더는 공동체의 금식을 요청하고, 자신의 생명도 하나님께 맡기기로 결단합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고백은 단순한 각오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한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
진짜 믿음은 버티는 것이다
믿음은 상황을 이기는 능력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상황 속에 머무는 용기일 수 있습니다. 기도는 그 자리에 머무는 행위이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결단입니다. 모르드개가 재를 뒤집어쓰고 울부짖었듯, 에스더가 금식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했듯, 우리 역시 포기하지 않는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완벽한 믿음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두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딛는 믿음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그리고 그 작은 순종이 하나님의 큰 구원 역사에 쓰이게 됩니다.
예수님의 순종, 우리의 근거
에스더의 고백은 예수님의 순종을 떠오르게 합니다. 예수님은 겟세마네에서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 기도하셨지만, 결국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에스더가 죽음을 각오했다면, 예수님은 실제로 죽으심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결단은, 이미 이루어진 구원에 대한 응답입니다. 예수님의 완전한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버티게 합니다.
오늘, 그 자리에 머무르십시오
혹시 지금 너무 힘든 상황 속에 계신가요? 도망치고 싶지만, 여전히 버티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미 믿음의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모르드개의 기도처럼, 에스더의 결단처럼, 하나님은 여러분의 그 버팀을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
지금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그 자리에 계시며, 그 자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
이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그 고백 위에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이 임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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